Chapter 10: 특별토지조사위원회의 최종 공개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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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버지의 마지막 애원을 뒤로 하고 청문회장으로 향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이었다. 빗방울이 차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마치 70년 전의 비극적인 진실을 드러내려는 듯 들렸다. 내 가슴은 먹먹했지만, 발걸음은 굳건했다.

특별토지조사위원회 청문회장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언론사 기자들과 호기심 가득한 시민들, 그리고 민규와 함께 온 강순자 할머니도 보였다. 친척들은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나를 완전히 버린 것이다.

윤성호 위원장이 단상에 올랐다. 그의 얼굴은 엄숙했다. “지금부터 1951년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 토지 강탈 사건에 대한 특별토지조사위원회 최종 공개 판결을 시작하겠습니다.” 그의 목소리가 청문회장 안에 울려 퍼졌다.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나는 숨을 죽이고 그를 바라보았다. 70년 동안 숨겨져 있던 진실이 이제 그의 입을 통해 세상에 드러날 터였다.

윤 위원장은 두툼한 서류철을 펼쳤다. “본 위원회는 1951년 당시 부산 피난민 수용소에서 발생한 토지 위탁 계약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고(故) 김영호, 이철수, 박동식 세 분의 토지 위탁 증서 원본, 피난민 등록 기록, 그리고 당시 증언록을 확보하였습니다.”

그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이어 말했다. “특히, 강순자 여사님의 증언과 함께 피난 당시 박창섭 씨에게 토지를 위탁했던 사실을 증명하는 친필 증언서, 그리고 공장 부지에서 발견된 원본 경계석 및 군용 위탁 표지석은 결정적인 증거로 채택되었습니다.”

내 눈은 강순자 할머니에게 향했다. 할머니는 눈을 감은 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깊은 안도감이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윤 위원장은 다음 페이지를 넘겼다. “이어서 당시 토지 위탁을 받았던 박창섭 씨의 행적을 조사한 결과, 그는 위탁받은 토지를 원소유주들에게 반환하지 않고, 자신의 명의로 불법적으로 소유권을 이전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는 잠시 뜸을 들였다. “구체적으로 1955년, 박창섭 씨는 김영호 씨 명의의 토지 3필지(인천 부평구 소재, 당시 시가 약 15만 원), 이철수 씨 명의의 토지 2필지(인천 남동구 소재, 당시 시가 약 10만 원), 박동식 씨 명의의 토지 1필지(인천 미추홀구 소재, 당시 시가 약 8만 원)를 자신의 명의로 이전하였습니다. 이 토지들은 현재 50억 원 상당의 대지로 평가됩니다.”

청문회장 안은 술렁거렸다. 기자들은 일제히 펜을 놀렸고, 시민들은 경악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70년 전의 15만 원이 현재의 50억 원이 되었다는 사실은 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불법적인 소유권 이전을 통해 박창섭 씨는 막대한 부를 축적하였고, 이는 대한민국 헌법과 민법에 위배되는 명백한 불법 행위입니다.” 윤 위원장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마지막 서류를 들고 다시 숨을 들이켰다. “따라서 본 위원회는 역사적 진실과 법적 정당성에 의거하여, 박창섭 씨 명의로 이전되었던 해당 토지들에 대한 소유권 등기를 자동 직권 말소하며, 원소유주인 고(故) 김영호, 이철수, 박동식 세 분의 유족들에게 그 소유권을 즉시 환원할 것을 명령합니다.”

그의 마지막 말이 청문회장 안에 울려 퍼지자, 사람들은 다시 한번 크게 술렁거렸다. 일부 기자들은 탄성을 질렀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70년 동안 내 마음을 짓눌렀던 거대한 바위가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강순자 할머니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연약한 어깨를 들썩였다. 그녀의 눈물은 고통이 아닌, 70년 한의 해소였다.

나는 조용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아버지의 불법적인 부는 이제 완전히 사라졌다. 하지만 동시에, 나 자신 또한 모든 것을 잃었다. 재산도, 가문의 이름도, 명예도. 그러나 나는 후회하지 않았다. 오히려 평생 느껴보지 못했던 진정한 자유를 느끼고 있었다. 진실이 마침내 밝혀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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